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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투데이초대 詩]짠 나는 배포맨이다

- 쨘! 나는 배포맨이다 -

나는 배포맨

이 골목 저 골목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발 뒤축 어디쯤에 로켓엔진 달았는가
눈깜짝 할 사이에 하마 저만큼,
지나치는 곳곳마다 진한 흔적 남기며
쉴 틈 없이 돌아치는 씨 뿌리는 남자

시작할 땐 하루치 양 너무 버거워
어느 세월 다 뿌리나 긴 한숨 쉬지만
종종걸음 땀에 절어 한달음에 골목 하나,
새론 정보 새론 소식
은근 슬쩍 꽂아놓을 제
조금씩 줄어만 가는
가방속 근심덩어리

피로야, 물렀거라!
배포맨이 나가신다
나는야 배포맨,
전단지 뿌리는 인생
세상은 보는대로 있다. 어떻게 보느냐, 그것은 자신의 책임이다.



 림삼 / 칼럼니스트

- 詩作note -

‘내 서글프던 시절에’ 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 시는 물경 25년 정도의 세월이 지난 어느 시절의 이야기다. 운영하던 사업체가 잘못되어 부도라는 경제적 과실을 저지르고, 세상으로부터 잠적하여 스스로 격리시키고는, 관악구의 어느 고시원 골방에서 홀로 거주하며 재기를 꾀하던 수년 동안의, 고단하고 지난한 시절의 고백시다. 그래도 그 당시에는 아직도 세상을 향해 다시금 도전장을 내밀만한 체력과 젊음이 남아 있었기에, 그렇다고 여기며 확신을 갖고 있었기에, 비록 현실은 고달프고 험난하지만 마지막 숨겨진 소망만은 소중히 간직하면서, 내일을 향한 꿈에 몰두할 수 있었던 듯 싶다.

그리고 세월이 이만큼이나 흐른 지금, 과연 필자의 삶이 그 뒤로 마음 먹었던 대로 다시금 순탄하게 전개되어, 활짝 피어난 꽃이나 소담스러운 열매를 따는 낙원의 삶이었던가를 되짚어보면, 허허로운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어차피 산다는 게 고해인 것을. 그리고 끝없는 투쟁과 실패와 도전의 역사인 것을. 새삼스럽게 한숨 쉬어 한탄할 일도, 눈물지어 후회할 일도 없지만, 아무튼 사람의 삶의 모습이라는 게 녹록지만은 않으니, 당장 오늘이라는 이 하루를 어떻게 살아내느냐가 관건이 되어버린 현실이 자못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요 며칠, 올 겨울 최강의 한파에 온 나라가 얼어붙었다. 일전에 엄청나게 추운 날씨로 사람들이 종종걸음 치던 주간이 한 차례 지나쳤고, 그 때는 그렇게 올 해의 마지막 추위일지 모르는 한파이니 고비만 잘 넘기면 봄의 기운이 금세 찾아올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근거 없는 일기예보에 그대로 속았었지만, 끝내 넉장거리로 주저앉은 겨울이 몽니를 부리는 통에 우리는 어쩔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며, 꼭꼭 싸매고는 시베리아 보다도 더한 혹한을 피부로 체험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런 추위에도 여전히 어떤 대비책이나 보완 하나 없이 찬 바람 부는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과 생업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부 뜻 있는 사람들의 관심과 구호의 마음이 곳곳에서 훈훈한 미담으로 들려나기는 했지만, 아예 턱없이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사회 현상은 정부마저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이니, 그 누구라도 근본적인 해결이나 대안에는 근접할 수 없는 노릇이기에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최근 읽은 어느 신문의 기사가 필자를 참 가슴저리게 했다. ‘한파 속 사람들’이라는 시리즈 기사였는데, 장갑 2개 겹쳐 끼고 핫팩을 겨우 주머니에 넣은 채 영하 17도의 혹한을 뚫고 구슬땀을 흘리는 ‘전단지 알바’에 관한 보도였다. “추운 날씨에도 그의 오른손은 쉴 새가 없다.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더 많이 전달하는 게 그의 업무다. 영하 17도의 추운 날씨 탓에 장갑을 두 개나 꼈다. 그럼에도 손이 시려워서 사람이 없을 때면 꾸준히 손운동을 해줬다고 했다.

여의도ㆍ영등포 부근에서 오전 출근길 전단지 알바를 하는 그는 오후에는 식당에서 일을 한다. 그가 전단지를 하면서 받는 시급은 1만원, 하루 3~4만원 정도를 번다고 했다. 가끔 허리가 아파 하루 이틀 쉬는 날이 있지만 매달 60만원의 돈이 들어온다. 그가 추운 날씨에도 일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운동삼아 조금만 부지런 떨면 월세랑 공과금을 번다,’ 면서 해맑게 웃었다.” 이런 내용으로 시작된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절대 잊혀지지 않는, 마치 영원한 흉터처럼 가슴에 화인으로 남아있는 필자의 아픈 기억과 묘하게 중첩되어 얼핏 콧잔등이 시려온다. 일단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는데다가, 필자가 진행하던 전단지 배포는 그 중에서도 분란과 시비의 소지가 가장 많은, 차량 유리창에 직접 꽂아놓는 명함형 전단지였으니, 행여 차주나 단속반의 눈에라도 뜨이게 되면 흉한 꼴을 당하기도 일수였다. 그러면 그 날의 일은 그대로 공치게 됨은 물론, 심할 때는 파출소에 끌려가서 여러시간 동안 반성을 하다가 겨우 훈방조치 되어 풀려나기까지 했다.

그 겨울의 날들은 어찌도 매웠던지, 칼바람 휘몰아치는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주차된 차마다 앞유리에 번개처럼 전단지를 꽂아놓고, 아닌 척 다음 차를 향해 내닫던 광경이 눈에 선하다. 장갑을 끼면 작업에 지장을 주기에 손가락 두 개는 장갑을 잘라내서, 결국은 동상으로 퉁퉁 부어 감각조차 없는 손가락을 그래도 보호한답시고, 다섯 대 지나칠 적 마다 한 차례씩 어깨 사이에 끼고 두어 번씩 문질러대던, 시름과 설움은 그 후 이어지는 필자의 삶에 퍽 우울한 파노라마로 비추어지곤 했다.

물론 이 추위에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전단지 알바만 있는 건 아니다. 한 푼이라도 벌어보려고 애를 쓰는, 가난하면서도 멈추지 않는 우리의 이웃들이 지금도 최선을 다해 거리의 일터를 누비고 있다. “지하철 역무원과 상가 상인들이 좋게 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출구 계단에서 아래로 몇 걸음 들어와 서있는 지하철역 부근의 전단지 배포맨이나, “매장에 도착해서 물건을 나를 때가 되면 한숨부터 나온다.”는 편의점 배송기사, “사타구니가 얼어붙을 것처럼 너무 춥다.”고 말하는 공사장 인부, 그리고 “오히려 너무 추우니까 사람들이 덜 나와서 주울 게 많네.” 하면서 박스를 챙기며 배시시 웃음짓는 할머니, 모두가 우리의 이웃이며 가족인 것을.

그들도 모두 한결같이 아름다운 꿈의 열매를 위해서, 푸짐한 보람의 결과를 향하여 어떤 고난이나 역경도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소중한 내일을 위해서라면 오늘의 고통은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결의와 각오가 있기에 이 추위도 너끈히 이겨내면서 얼굴에 함박웃음을 머금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꿈을 위해 산다. 꿈을 바라보며 산다. 꿈을 기다리며 산다. 우리 삶은 꿈이다. 현실을 뛰어넘는 꿈이 바로 우리의 운명인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연과 애환을 가득 가득 담고 이 겨울은, 우리를 붙들고 그악스럽게 겨우살이들을 힘겹게 하고 있다. 그래도 이번 주말이면 절기상으로는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 들어있다. 정말 겨울은 이제 조금씩 그 맹위를 접고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기약하면서 봄으로 가고 있는 걸까? 그래서 우리의 버겁고 삭막했던 몸과 마음에 위로를 주고, 피어오르는 내일의 소망을 씨뿌림하기 시작할까? 과연 우리에게 새로운 행운의 꽃을 피어나게 해줄까? 조심스레 예감해본다.

이제부터 오늘도 사람들의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일기예보에 없던 강한 돌풍과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낡고 작은 고시원에서 사는 남자는 자신이 일하는 회사 창고의 화물들이 걱정되었다. 가진 것이 없어서 배우지 못하고, 배우지 못해서 남들이 말하는 좋은 직업을 얻지는 못했지만, 화물창고에서 상하차하는 일에 감사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그날 들어온 화물이 너무 많아 일부를 창고 밖에 두고 퇴근했는데, 갑자기 내리는 비와 돌풍에 당황하게 된 것이다.

혹시 몰라 방수포로 물건을 꼼꼼히 여며놓았지만 비바람이 너무 신경 쓰였던 남자는 결국 일하는 창고로 나가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남자가 화물에 씌워놓은 방수포는 바람에 밀려 벗겨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당황한 남자가 방수포를 감싸고 묶은 로프를 몇 겹으로 더하며 비에 쫄딱 젖고 있을 때, 역시 화물이 걱정된 사장도 창고로 나와 남자를 도와 함께 비를 맞으며 마무리 지었다. 다음 날, 사장은 남자를 불러서 말했다. “자네에게 우리 회사의 관리를 맡기고 싶은데 가능하겠나?”

남자는 당황해서 사장에게 말했다. “사장님, 전 제대로 된 경력도, 학력도 없는데요.” 그러자 사장은 남자에게 다시 말했다. “자네가 어제 보여준 모습은, 그런 것들을 뛰어넘고도 남으니 걱정하지 말고 맡아주게나.” 남자에게 벌어진 일은 단순히 행운이 아니다. 성실한 행동과 노력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그리고 당신에게 찾아온 행운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쌓아온 노력의 결과다. 우리는 우리가 더 노력할수록 운이 더 좋아진다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런 신념으로 오늘을 이겨내면 된다.

미국 명문대 중 하나인 ‘프린스턴 대학’ 졸업식장에서의 일이다. 이름 높은 학교의 졸업식답게, 그날 학교를 방문한 사람들은 사회 명사들과 엘리트 들이 많았다. 여기저기 고급 차들이 가득했고 명품 정장을 입은 사람들로 졸업식장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채워졌다. 그리고 수석 졸업생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시간이었다. 메달을 받은 수석 졸업생은 자신의 목에 메달을 걸지 않고, 양 손으로 받든 채 연단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는 어느 중년 부인에게 메달을 걸어드렸다. 바로 수석 졸업생의 어머니였다.

수석 졸업생은 가난한 편모가정의 아들로, 졸업생의 어머니는 가난한 가운데 필사적인 노력으로 아들을 공부시키고 대학을 졸업하게 뒷바라지를 한 것이다. “지금 나의 모든 것은 어머니가 이루어주신 겁니다. 이 메달은 당연히 어머니가 받으셔야 합니다.” 아들이 어머니에게 메달을 걸어드리는 순간 졸업식장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후 수석 졸업생은 그 대학의 총장이 되었고, ‘노벨 평화상’을 받은 미국 28대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우드로 윌슨’이다.

우드로 윌슨에게는 자주 고장 나는 낡은 재봉틀로 남의 옷을 수선하며 어렵게 아들을 홀로 키우며 살았지만, 삶의 지표가 되어주었던 어머니가 있었다.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 곁에는 끊임없이 희생하고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었다. 그리고 믿어주고 격려하는 이웃이 있었다. “꽃은 봉오리로 바쳐져도 헛된 희생은 아니다.” 라고 말한 ‘아이잭 워츠’의 말처럼 꽃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꽃은 이미 꽃이 되어있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사랑이 빛나고 있고, 희생과 봉사, 그리고 믿음과 신뢰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성공한 것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을 조율하고 다스리는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38년 동안 ‘미시간 대학’ 총장을 지낸 ‘J.B.에인절(재임 1871~1909)’이 바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더 많은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 자리에서 38년이나 훌륭하게 자리를 지킨 그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경청이었다. “오랫동안 그 어려운 총장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입니까?” 그가 은퇴할 즈음 기자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에인절은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나팔보다 안테나를 높이는 데 있었습니다.”

항상 아랫사람에게 나팔처럼 떠드는 것보다는, 안테나가 전파를 잡아내는 것처럼, 사람들의 의견을 잘 경청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던 것이다.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과묵한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니다. 다른 이의 의견을 잘 경청하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예스맨이 되라는 뜻도 아니다. 좋은 의견은 잘 받아들이고, 나쁜 의견은 그것이 왜 나쁜 의견인지, 의견의 발안자와 의견을 듣는 자기 자신에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훌륭한 경청의 자세인 것이다. 잘 경청하자. 당신의 귀는 결코 당신을 곤란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

오늘 우리가 춥고 삭막한 겨울을 견디는 이유는 고난의 끝에 다가올 성공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성공의 이유 못지않게 성공의 비결을 먼저 알아차려야 하는 것이다. 또한 그 비결은 바로 사랑이라는 간단한 원리도 함께 터득해야 한다. 장애를 극복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임기 중 경제공황을 ‘뉴딜 정책’으로 해결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가 처음 장애를 얻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게 된 때는, 정치가로서는 젊다 못해 어린 나이인 39세 때였다.

절망에 빠진 그가 방에서만 지내는 것을 지켜보던 아내 ‘엘레나’는 비가 그치고 맑게 갠 어느 날, 남편의 휠체어를 밀며 정원으로 산책하러 나갔다. 아무 말 없이 하늘만 쳐다보는 루스벨트에게 엘레나가 말했다. “비가 온 뒤에는 반드시 이렇게 맑은 날이 옵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뜻하지 않은 병으로 다리는 불편해졌지만 그렇다고 당신 자신이 달라진 건 하나도 없어요. 여보, 우리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루스벨트는 헌신적으로 간호하는 엘레나에게 말했다. “이렇게 장애가 있는데 그래도 나를 사랑하겠소?” 루스벨트의 질문에 엘레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무슨 그런 섭섭한 말을 해요? 내가 지금까지 당신의 두 다리만을 사랑한 것 같아요?” 엘레나의 이 재치 있는 말에 루스벨트도 함께 웃었다. 결국, 엘레나의 헌신적인 사랑과 따뜻한 말 한 마디로 루스벨트는 큰 용기를 얻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한다. 아주 흔한 말이고 때로는 너무 쉽게 내뱉는 말이다. 그러나 그 말에 담겨 있는 의미는 대단히 무거운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기적과 같은 반전을 줄 수 있는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담긴 말 한 마디, 진심이 담긴 손짓 하나로 절망을 희망으로 만드는 기적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당신도 할 수 있다. 말도 아름다운 꽃처럼 그 색깔을 지니고 있다. 우리의 사랑이 담긴 말로 세상을 아름답게 장식하며, 사랑과 소망이 넘쳐나는 화원을 만들어가자.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 나무 그늘에 앉아 /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정호승 시인’의 시를 옮겨본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말로 마음을 전하는 정호승 시인은, 그늘을 사랑하는 사람과 눈물을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다고 시를 통해 노래한다.

“비 오는 숲속 젖은 나무를 맨손으로 쓰다듬는다 / 사람이 소리 없이 우는 걸 생각해 봤다 / 나무가 빗물로 목욕하듯 사람은 눈물로 목욕한다 / 그다음 해 쨍하니 뜨면 나무는 하늘 속으로 성큼 걸어 들어가고 / 사람은 가뿐해져서 눈물 밖으로 걸어 나오겠지” 이 구절은 ‘이면우 시인’의 시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면우 시인은 나무나 사람이나, 묵은 근심과 업보를 털고 새롭게 거듭나는 인과의 끝에는 눈물이 존재한다는 아름다운 심상을 표현한다.

두 눈이 있어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두 귀가 있어 감미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두 손이 있어 부드러움을 만질 수 있으며, 두 발이 있어 자유스럽게 가고픈 곳 어디든 갈 수 있고, 가슴이 있어 기쁨과 슬픔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나에게 주어진 일이 있으며,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날 필요로 하는 곳이 있고, 내가 갈 곳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하루하루의 삶의 여정에서 돌아오면 내 한 몸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을, 날 반겨주는 소중한 이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한다.

내가 누리는 것을 생각한다. 아침에 보는 햇살이 기분을 맑게 하며, 사랑의 인사로 하루를 시작하며,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에서 마음이 밝아질 수 있으니, 길을 걷다가도 향기로운 꽃들에 내 눈 반짝이며, 한 줄의 글귀에 감명 받으며, 우연히 듣는 음악에 지난 추억을 회상할 수 있으며, 위로의 한 마디에 우울한 기분 가벼이 할 수 있으며, 보여주는 마음에 내 마음도 설레일 수 있다는 것을,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누리는 행복을 생각한다.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건강한 모습으로 뜨거운 가슴으로 이 아름다운 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오늘도 감사하다는, 비록 춥고 고달픈 날일지라도 오늘이라는 좋은 날에, 한 번 정도 자신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거울이 있으면 좋겠다. 부족했던 것들 채워갈 수 있고, 아쉬웠던 것 더 많이 후회하지 않도록, 그런 자신만이 간직하는 마음의 거울이 늘 곁에서 지켜주고, 함께 해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지치고 힘들어도 위안을 받을 수 있어 좋고, 슬프고 괴로워도 기쁘고 즐거웠던 일들 속에 미소를 머금을 수 있어 행복하듯이, 우리들의 마음도 늘 이렇게 하루의 시간들이 변화 속에 요동을 치면서도 저물어 가는 길엔 늘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더할 것이다. 어차피 세상은 내가 느끼는 것만이 보이고, 또 보이는 것만이 존재한다. 우린 너무나 많은 것들을 그냥 지나치고 있다. 느끼질 못하고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늘이, 별이, 저녁놀이, 날이면 날마다 저리도 찬란히 열려 있는데도 우리는 그냥 지나쳐 버린다. 대신 우린 너무 슬픈 것들만 보고 살고 있다. 너무 언짢은 것들만 보고 살고 있다. 그리고 속이 상하다 못해 좌절하고 자포자기까지 한다. 희망도 없는 그저 캄캄한 날들만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원래 어려운 것은 아니다. 어렵게 보기 때문에 어렵다. 그렇다고 물론 쉬운 것도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반 컵의 물은 반이 빈 듯 보이기도 하고, 반이 찬 듯도 보인다. 비었다고 울든지, 찼다고 웃든지, 그건 자신의 자유요 책임이다. 다만 세상은 내가 보는 것만이 존재하고, 또 보는대로 있다는 사실만은 명심해야겠다. 내가 보고 싶은대로 존재하는 세상이 그래서 좋다. 비바람치는 캄캄한 날에도 저 시커먼 먹구름장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여유의 눈이 있다면, 그 위엔 찬란한 태양이 빛나는 평화스런 나라가 보일 것이다. 비록 지금 춥고도 추운 찬 바람 속에 내쳐져있다 하더라도, 따스하고 평화로운 봄의 햇살을 바라보는 눈이 있다면, 우리의 행복을 향한 여정은 결국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보는대로 있다. 어떻게 보느냐, 그것은 자신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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