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전남=정길도 취재부장] 전라남도 대표 유교문화유산인 장성 필암서원(사적 제242호)이 마침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전라남도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43차 세계유산정부간위원회에서 ‘장성 필암서원’을 포함한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장성 필암서원은 한국의 14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에 등재가 확정된 한국의 서원은 필암서원(전남 장성)을 비롯해
무성서원(전북 정읍), 소수서원(경북 영주), 도산서원(경북 안동), 병산서원(경북 안동),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돈암서원(충남 논산) 등 총 9개 서원이다.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에 위치한 필암서원은 사적 제242호로, 1590년 건립됐다. 조선시대 평지에 세워진 서원 건축의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동국 18현인 도학자(道學者) 김인후(金麟厚, 1510~1560)를 제향하고 중앙과 연결된 정치 활동의 거점 역할을 했다. 문서와 전적, 목판(보물 제587호) 등 조선시대 서원 운영과 선비 교육의 중요한 기록 자료도 전해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2016년에는 등재 신청서를 철회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후 9개 서원이 갖는 연속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논리를 강화한 보강 작업을 거쳐 2018년 1월 다시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9월에는 이코모스(ICOMOS)의 현지 실사를 마쳤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는 준비 과정부터 문화재청,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 9개 서원, 한국의 서원 통합 보존 관리단이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성과다.
불교 유산이나 기독교 유산에 비해 유교 유산은 세계유산에 등재된 사례가 적다. 한국의 서원이 유교문화의 발상지인 중국의 서원보다 먼저 세계유산에 등재됐다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
한때 철폐령이 내려졌던 서원이지만 이제 유일한 세계유산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이 지닌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 완전성은 인정하면서도 9개 서원에 대한 통합 보존관리 방안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해당 서원들을 이제 지방정부와 협력해 관리하고 보존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라남도는 이번 세계유산 등재 기념으로 문화재청, 장성군, 필암서원과 협의해 등재 선포식, 강연회, 전시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문화유산의 우수성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차별화된 활용사업을 적극 발굴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Today news/정길도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