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전남=최창호 취재본부장] 대구 지검장에서 광주로 자리를 옮긴 여환섭 신임 광주지방검찰청장이 11일 광주지방검찰청 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검찰은 조서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부 검사는 기소하면 끝이라는 태도로 떠넘겨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공판중심주의 원칙을 고려한 입장이지만 검찰 고위급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했음에도, 국민 눈에 띄는 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 지검장은 이날 오전 열린 취임식에서 “수사와 공판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면서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신속하게 검찰 시스템을 개편하고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검찰은 조서를 버려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조서를 더 이상 작성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진술 증거는 조서가 아니라 공개 재판을 통해 직접 신문해 드러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재판에서는 검찰이 작성한 조서가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안·특수 사건에서 검사가 기를 쓰고 자백을 받으려고 하는 이유로도 해석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조서를 꾸민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그는 또 검찰 업무 중점을 “‘공판 준비 업무’로 바꾸고, 공판 활동에 집중하도록 업무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조서의 증거능력 제한, 공판중심주의에 맞는 검찰 변화 등에 대한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현장에서는 체감도가 낮았다는 점에서 취임사를 계기로 얼마나 반영될 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여 지검장은 경북 김천 출신으로, 1998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대검 대변인, 청주지검장, 대구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관련수사단' 단장으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을 수사하기도 했다.
Today news/최창호 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