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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림삼의 초대 詩' 바다 꿈

“우리 시대를 못 믿게 될수록, 인간이 일그러지고 메말랐다는 생각이 들수록, 그러한 비극을 극복하는 데



림 삼/칼럼니스트. 작가. 시인


詩作NOTE -

 

겨울바다는 유난히 조용했다. 그저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만 들려나는 겨울바다는 그래서 시끄러웠다. 그 겨울바다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다. 일단 겨울이 지나야 사람들이 몰려들려는가보다. 그래서 바로 그 겨울바다에 내가 머물렀다. 아무도 살지 않는, 그래서 그저 쓸쓸한 겨울바다에 머무는 나는 그래서 외롭지 않았다. 겨울이 있고 바다가 있으니 그래서 좋고, 찾는 사람이 없으니 그래서 더 좋은 겨울바다에 오랜만에 와서 섰다. 누구에게도 미리 연락을 취하지 않고 바람인 척 홀로 들어선 겨울바다는 그렇게 내게 고향인 양 품을 벌려주었다.

 

지난 주말, 예정도 없이 계획도 없이 문득 핸들이 시키는대로 달리다보니 어느새 동해바다에 다다르게 되었다. 1월 중순의 바다에는, 그리고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는 역시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바로 그 넓은 바다가 몽땅 내 꺼였다. 별빛이 짙은 채 높고 광활하게 펼쳐진 밤하늘도, 계절이 한껏 물들어 온 몸을 헤집는 바람도, 시간을 잊어 소곤거리는 백사장도, 온통 나 혼자만의 것이었다. 세상의 주인이 된 황홀감에 젖은 나를 누구도 말리는 이는 없었고, 그렇게 거기 얼음기둥 가까이로 될 때까지 서있었더니 이내 몸살감기가 흠뻑 스며들었다.

 

이틀 밤을 꼬박 끙끙거리고 나니 이제 조금 살 만은 하다. 사서 고생을 한 셈이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다. 너른 겨울바다를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죄다 소유하면서 깊은 밤 세상을 한껏 호령하는 추억이 얼마나 멋진 기회인데, 그깟 감기 정도 걸렸기로 값싼 후회 따위 할 손? 아무튼 정작 새 해 원단을 코 앞에 둔 올 해 필자의 겨울여행은, 몇 년 새로는 손 꼽을 일탈의 최고봉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느꼈던 가슴 시린 각오 있으니 올 한 해를 너끈히 살아내련다.

 

비록 넉넉하고 여유로운 처지는 아니지만 가슴에 있는 소중한 사랑을 남들과 나누면서 그렇게 따스하게 세상을 살아가련다. 언제나 고달픈 오늘보다는 희망찬 내일을 바라보면서 각박하고 메마른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되고자 노력하며 그렇게 하루 하루를 이어가야겠다. 사랑은 자신에게 무엇이 남아서 주는 것이 아니라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나누는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어차피 진정한 사랑은 상대편으로부터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영혼의 순수함에서 시작된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오히려 주는 것에 더욱 인색한 세상이다. 하나를 가지면 다른 하나를 더 가지고 싶고, 그 하나를 더 가지면 또 다른 하나를 다시 가지고 싶은 사람의 헛된 욕망, 고장난 세상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사랑 뿐이라고 굳게 믿는다. “우리 시대를 못 믿게 될수록, 인간이 일그러지고 메말랐다는 생각이 들수록, 그러한 비극을 극복하는 데 그만큼 더 사랑의 마력을 믿는다.”헤르만 헤세의 말을 필자는 하나의 신앙처럼 믿고 있다.

 

세상에는 아직 사랑이 살아 숨 쉬고 있기에 그래도 살아 볼 만한 곳이다. 그러니 무조건 지금 오늘을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무슨 일을 당하든 감사하다고 말하자. 한 소녀가 산길을 걷다가 나비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버둥대는 것을 발견했다, 소녀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들어가 거미줄에 걸려있는 나비를 구해주었다, 그러자 멀리 날아갈 줄 알았던 나비가 순식간에 천사로 변하더니 소녀에게 다가왔다.

 

천사는 자기를 구해준 은혜에 감사하면서 무슨 소원이든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고 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천사는 소녀의 귀에 무슨 말인가 소곤거리고 사라져버렸다, 소녀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해서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도록 늘 행복하게 살았다. 그녀의 곁에는 언제나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녀를 사람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우러러보았다.

 

세월이 흘러 예쁜 소녀가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 임종을 눈 앞에 두게 되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할머니가 죽기 전에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할머니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소녀였을 때 나비 천사를 구해준 적이 있지, 그 대가로 천사는 나를 평생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주었어, 그때 천사가 내게 다가오더니 내 귀에 이렇게 속삭이는 거야,

 

무슨 일을 당하든지 감사하다고 말하세요. 그러면 당신은 평생 행복하게 될 거예요.’ 그때부터 무슨 일이든지 감사하다고 중얼거렸더니 정말 평생 행복했던 거야. 사실은 천사가 내 소원을 들어준 게 아니야. 누구든지 만족한 줄 알고 매사에 감사하면 신은 우리에게 행복을 주시지.” 이처럼 세상만사에 감사하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

 

한 번 흘러가면 다시 오지 않을 덧없는 세월에 마음까지 따라가지는 말아야 한다. 세월은 언제나 우리의 삶에 무거운 짐만 싣고 오지 않았던가? 무거운 짐이라도 빨리 벗어버리려 애쓰지 말자. 세월은 우리 곁을 떠나갈 때도 그 무게를 짊어지고 가지 않던가? 무엇을 얻고 잃었는가를 굳이 되새김 할 필요는 없다. 벌써 새 해가 시작된지 여러날이 흘렀는데 이룬 것도 없이 나이만 한 살 더 늘어났다고 책망하지 말자. 욕심은 끝없는 갈망일 뿐, 만족이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지 않는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자. 한 톨의 쌀이 모아지면 한 말이 되고, 한 말이 모아지면 가마니가 필요하듯 우린 마음만 가지면 언제나 무거운 짐도 벗어버릴 수 있다. 나눔을 아는 마음은 가벼운 삶을 걸어갈 수 있다. 무심하게 흐르는 세월에 마음을 뺏기지 말고 훈훈한 마음으로 세월을 이끌고 가자. 실상은 강물같이 흘러만 가는 세월에 따라 나이가 깊어간다. 뒤를 돌아보면 아쉬움만 남고, 앞을 바라보면 또한 세월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인생을 음악처럼 살다보면 저마다의 시기와 기간이 있듯이 인생에는 수많은 갈피가 있다. 인생의 한 순간이 접히는 시간의 갈피 사이사이를 사람들은 세월이라 부른다고 한다.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많아지면서부터 그 갈피들은 하나의 음악이 되어진다. 자신만이 그 인생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무렵 얼마나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았는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고 살았는지 알게 되었다.

 

계절의 갈피에서 꽃이 피고 지듯 인생의 갈피에서도 후회와 연민과 반성과 행복의 깨달음이 피어나는 것 같다. 먼 훗날, 인생이 연주하는 음악을 후회없이 들을 수 있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 이제 다음 주면 음력으로도 새 해가 밝는다. 설날이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임인년 새 해의 행보가 시작되는 셈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했던가?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가 않다.’, 중국 4대 미인으로 꼽히는 한나라 원제때의 왕소군과 관련된 고사가, 어쩌면 새 해를 맞이하는 지금의 우리들의 마음과 꼭 같을 것이다.

 

새 해를 맞이했건만 나라 안이 온통 들끓고 어지럽다. 우후죽순경으로 후보가 난립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올 해의 대통령 선거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데 적당한 후보가 없어서 고민이 될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으니 이 또한 걱정거리다. 처음에는 준엄한 국민의 뜻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누구든 고르면 될 거라고 쉽게 생각했었는데, 날이 갈수록 후보들의 소양과 자격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하니 어찌 심각한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서로가 서로를 헐뜯는 작태들을 TV로 보면서, 국론이 지금처럼 지나치게 극과 극으로 치닫는 것에 대한 부추김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泰山不讓土壤(태산불양토양) 故能成其大(고능성기대), 河海不擇細流(하해불택세류) 故能就其深(고능취기심)” -태산이 높아진 것은 한 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하해가 깊어진 것은 작은 시내도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진시황이 자국의 신하들이 아닌 외국의 신하들을 추방하려 하자 초나라의 이사라는 사람이 부당함을 간하며 아뢴 간축객서(諫逐客書)’에서 나온 유명한 말이다.

 

현명한 지도자는 자신의 귀에 거슬리는 쓴 소리를 사양하지 않고 인재를 널리 구해야 한다. 거슬린다고 이를 모두 거절한다면 결국엔 주위에 아첨꾼만 득실댈 것이며, 지난날의 국정 농단 사태같은 불행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결국 신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나라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정치에 대해 잘 모르면서 왈가왈부할 건 아니지만 반칙과 특권이 사라지고 원칙과 상식이 살아있는 반듯한 나라였으면 좋겠다는 희망은 가져본다. 분열과 갈등을 넘어 화합하고 조화로운 새로운 새 희망의 나라로 거듭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흑인 제프 헨더슨은 어려서부터 도둑질을 일삼아 손버릇이 나쁜 제프리로 불렸다. 급기야 학교를 그만두고 마약 판매에 손대 그는 스물네 살에 197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교도소에서 헨더슨이 맡은 일은 재소자들이 가장 꺼리는 설거지였다. 그는 끼니마다 1,500명의 그릇을 닦았다. 그런데 설거지가 요리에 눈뜨는 계기가 될 줄이야. 그는 어깨너머로 본 요리법을 공책에 적어두었다가 외우고, 주방 허드렛일을 하며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신문에 소개된 요리사들 이야기를 읽으며 잠 못 이루기를 여러 해, 그는 변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증기에 살갗이 갈라질 때, 방탕했던 예전과 지금이 비교되면서 내가 저지른 잘못들이 고통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방은 내 과거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했습니다.” 그는 출소하자마자 로스앤젤레스의 한 식당에서 접시닦이를 시작했고, 요리사 경력을 쌓기 위해 여러 호텔에 입사원서를 내밀었다. 그렇게 세계적인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에 간절하게 매달린 결과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최초의 흑인 총주방장이 되었다.

 

새로 시작하는 한 해의 벽두에 자신을 돌아볼 좋은 예라 생각한다. “참된 순례자는 자기가 가야 할 궁극적인 본향을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만일 우리가 그런 궁극적인 본향을 알지 못하고 인생길을 가고 있다면 우리는 순례자가 아니라, 방황하는 나그네에 불과할 것입니다. 나는 순례자인가, 나그네인가를 자신에게 물어보십시오.” ‘이동원함께 걷는 천로역정중에 나오는 글이다.

 

새 해! 새로운 목표와 더 좋은 방향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었는지 다시 점검할 시간이다. 그 목표와 방향이 있는 사람은 순례자이지만 목표도 방향도 없는 사람은 나그네에 불과할 것이다. 순례자로 살 것인가, 아니면 나그네로 살 것인가? 오늘도 스스로를 돌아보며 좋은 하루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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