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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림삼의 초대시 '모든 사랑들에게'

당장 나 자신도 제대로 추스르며 아끼질 못한 주제에 어찌 다른 사람을 보듬고 사랑을 베풀었다고 여겨왔는지,


림삼 / 칼럼니스트.작가. 시인


詩作NOTE -

 

넉넉한 마음으로 넉넉하게 세상을 보듬을 수 있는 계절의 여왕 5월이 익고 있다. 분명 절기상으로는 춥지도 덥지도 않아 정말 살아가기 좋은, 가히 계절의 절정이라 불려도 부족함 없는 5월 중순이다. 이 계절에 나는 얼마나 훌륭한 삶을 살아내고 있는가? 계절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인격으로 삶을 빚어가고 있는 건가? 문득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답을 하지 못해 끙끙거리다가 길 나선다.

 

혹여 치열하게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마주하면 시답지 않은 내 삶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열심히 오늘을 메꾸고 있는 그들의 얼굴을 보면 내 자신의 반성과 결의를 다지는 역사적인 순간을 경험하게 되지는 않을까? 요행수를 바라는 심사는 여지없이 짓밟힐 거라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의 탐심은 오늘도 역시 그치질 않고 나를 부추긴다.

 

과연 오늘은 누구를 만나 얼마만큼 사랑을 주고 받으며 내 삶의 소중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까? 당장 저녁이 되어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후회와 한숨의 빛 바랜 열매나 주머니에 가득 담고 터덜거리며 대문을 열게 되지는 않을까? 그러기에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데. 아끼고 아껴서 써야 하는 내 삶의 남은 여백이 그저 조급하기만 한 일기장에 사연을 만들고 있다.

 

적어도 사랑 만큼은 커다란 마음 가득 품고 있다고 자부하던 젊은 날이었는데, 다른 누구와 견주어도 뒤질 것 없다는 자부심과 긍지로 내 주변의 모두를 품어 안으려고 팔을 벌리고 살아왔는데, 지나놓고 돌아보니 정말 가소롭기 짝이 없는 오만이며 망상이었다. 당장 나 자신도 제대로 추스르며 아끼질 못한 주제에 어찌 다른 사람을 보듬고 사랑을 베풀었다고 여겨왔는지, 그런 마음으로 시를 쓰고 강의를 하며 세상의 빛이 되었다고 착각을 했는지, 실로 안타깝고도 애통할 일이다.

 

나는 이제 추억한다. 나의 젊은 날들의 모듬이 결국 오늘을 만든 양분이었음은 분명하지만, 그 많은 근원들이 결코 세상에 족적을 남길 수 있을 만큼 효율적이지는 못했다고. 그래서 나는 이제 다짐한다. 나의 남은 날들의 모듬은 비단 내일을 만드는 양분에서 그치지 않고, 그 많은 결과들이 세상에 작은 점이라도 찍을 수 있을 만큼 진솔한 참됨이기로.

 

혹시라도 세상에게 바라는 것이 아직도 남아있어 미련이나 아쉬움이 나의 진심을 방해하거나 외면하려 한다면 나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할 거다. 정녕 사랑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지막 바램으로 내 마음 속의 욕심이나 욕망을 다스리는 힘을 낼 수 있게 해달라는 간구를 할 거다. 내가 산을 좋아하는데 산이 나를 좋아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산을 미워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지 않으면 나는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된다.

 

이것은 내가 그 사람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 사람이 미워지는 것이 아니고, 내가 그 사람에게 사랑을 바라기 때문에 그 사람이 미워지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산을 좋아하지만 미워하지 않는 것은 산이 나를 좋아해주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인 것처럼, 내가 상대에게 바라는 게 없으면 나도 상대를 미워하지 않을 거다. 그래서 기쁨을 얻으려면 베풀어야 할 뿐만 아니라 베풂에 따르는 보상도 바라지 말아야 한다. 바라는 마음이 괴로움의 근원인 것이다.

 

사실은 모든 사람에게서 사랑받는 것이 인생의 행복은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 것이 인생의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괜히 너무나 화가 나고 속상해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나에게 그리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굳이 그 사람한테까지 사랑과 인정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없는 거였다.

 

그러고보니 난,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아야만 한다는 어떤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사람이 왜 나를 싫어할까? 왜 좋아해주지 않을까? 라며 쓸 데 없는 에너지만 소비한 채로... 아무나에게, 모두에게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그것이 진정 행복한 인생이다. 물론 내가 사랑을 받고싶은 사람이 누구인가를 알기 전에 내가 사랑을 주어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먼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내게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 사람에게 소중한 오늘로 하루를 열어가게 하는 삶이 바로 사랑의 삶이다.

 

소녀가 나무에게 물었다. "사랑에 대해 네가 알고 있는 것을 들려다오." 나무가 말했다. "꽃피는 봄을 보았겠지?" "그럼." "잎 지는 가을도 보았겠지?" "그럼." "나목으로 기도하는 겨울도 보았겠지?" "그럼." 나무가 먼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사랑에 대한 나의 대답도 끝났다." ‘정채봉'나무의 말' 중에 나오는 내용이다. 나무의 삶은 그 자체로 사랑이다. 나무는 철 따라 옷을 갈아 입는다. 나무는 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산다. 바람을 맞아 흔들리기도 하고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

 

평생 하늘을 바라보다가도 가끔 땅을 내려다보며 기도한다. 한 번도 하늘의 뜻을 거역한 적이 없다. 나무는 하늘의 섭리에 순명한다. 그렇게 나무는 꽃을 피우고 저마다의 애쓴 열매를 맺는다. 나무는 삶 그 자체가 사랑이다. 오늘은 나무에게 말을 걸어보련다. 그리고 아주 조금이라도 나무의 삶을 닮게 해달라고, 나무의 삶을 가르쳐달라고 졸라봐야겠다. 나무처럼 살아가는 삶으로 살게 해달라고.

 

추운 겨울밤을 따뜻하게 보내려면, 크고 두꺼운 장작에 불을 붙여야 한다. 처음 불을 붙일 때는 작은 장작에 불을 붙이는 것보다 훨씬 세심하고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불길은 곧 사그라지고 만다. 게다가 바람이라도 불면 애써 붙인 불이 금세 꺼지기도 한다. 하지만 불이 활활 타들어가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제는 내가 불을 지켜내는 게 아니라, 불이 추운 바람으로부터 나를 지켜낼테니까 말이다.

 

꿈도 마찬가지다. 이 차가운 세상을 따뜻하게 보내려면, 누구보다 큰 꿈을 가져야 한다. 물론 작은 꿈을 이루는 것보다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주변 사람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며, 막막하기만 한 현실에 굴복당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처음 꿈에 불을 붙이는 건 어렵지만,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르면 상황은 달라질 테니까 말이다. 이제는 내가 꿈을 지켜내는 게 아니라, 꿈이 이 험한 세상에서 나를 지켜낼 테니까 말이다. 그게 꿈의 위대한 힘이다.

 

꿈이 있다면, 아마 알고 있을 거다. 나를 숨 쉬게 하는 건 몸이 아니라 꿈이라는 것을. 내가 가진 꿈의 복근은 천 년을 견뎌낸 나무의 나이테처럼 선명하다는 것을. 삶의 결정적인 순간 나를 돕는 것은 몸의 근육이 아니라 꿈의 근육이다. 그러니 아프고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멈추지 말아야 한다. 아프다는 건, 지금 내게 꿈의 근육이 생기고 있다는 증거니까.

 

절대 꿈에 지지 말자. 내가 가지고 있는 꿈보다 더 뜨거워지자. 꿈은 그렇게 이뤄지니까. 그렇게 현실이 되니까. 비록 내 나이 이미 이렇게 많아 새로운 꿈으로 새롭게 도전하는 삶으로 설계하기에는 무리수가 있을테지만, 나름 남겨진 열정과 의욕을 한 데 모두어, 남겨진 사랑의 마음을 조심스레 받쳐들고 나무처럼, 나무의 삶으로 살아가리라고, 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금 거울 앞에 앉아 자신 있게 답해야겠다. 나는 아직 꿈이 있어. 물론 사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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