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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림삼의 초대시 '파란 가을 파란 길'

삶의 길에는 몸이 가는 길이 있고 마음이 가는 길이 있다. 몸이 가는 길은 걸을수록 지치지만

 

림삼 /칼럼니스트. 작가. 시인

- 詩作NOTR -

언젠가 한 유명 계간지 발행인과 제대로 된 시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 분 말씀하시기를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시는 지저분하고, 일단 열 줄을 초과하면 잔소리만 가득한 쓰레기에 불과해요. 자유시라는 해괴한 장르를 만들어서 넉두리나 하자는 게지요. 모름지기 시는 함축의 묘가 깃들어야 해요. 그래서 운율과 격식에 맞는, 짧을수록 맛이 깊은 시로 창조되어야 해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반론하려면 밤을 새워도 모자라겠지만 말이다.

자주 접하는 후배 기자는 늘 이렇게 불평을 한다. “시인님 시는 너무 어려워서 도무지 이해가 잘 안 돼요. 글밥 먹는 내가 이럴진대 보통 사람들에게는 정말 고문 수준이나 마찬가지라구요. 게다가 길기는 왜 또 그렇게 긴지,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그래요?” “조용히 앉아서 세 번만 천천히 소리 내서 읽어봐요. 꼭 세 번 이상. 그럼 내 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될 거니까.” 다른 말은 덧붙이지 않았다. 나도 쉽고 짧은 시 쓸 줄 아는데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시는 무엇일까? 내게 시란 어떤 가치이며, 또 어떤 의미일까? 내가 쓰는 시의 정체는 무엇이며, 내 시의 본질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과연 내 시는 독자를 염두에 두고는 있는 걸까? 아니면 그저 혼자 만족하고 자위하기 위한 푸념에 불과할까? 누군가가 읽어주기를 바라기는 하는 건가? 독자야 읽던 말던 아무 상관도 없다는 배짱인가? 누가 뭐래도 흔들리지 말고 그냥 이대로 계속 시를 지어도 되는 건가? 어지럽다. 헷갈린다. 답을 모르겠다. 때로는 나도 힘들고 괴롭다.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오늘도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가을이라서, 가을이니까, 가을이기에 되레 더욱 많은 이야기를 적어내고 싶다. 올 가을은 다신 오지 않을 걸 아니까, 올 가을에 관련한 온갖 이야기들을 다 끄적여보고 싶다. 그렇게 올 가을이라는 걸 기억하고 싶다. 올 가을을 내 삶의 한 페이지에 오롯이 간직하고, 내 삶에 얼마 안 남았을 가을들 중의 하나로 채곡채곡 쌓아올리고 싶다. 가을의 비망록이라는 제목을 달아주면서...

삶의 길에는 몸이 가는 길이 있고 마음이 가는 길이 있다. 몸이 가는 길은 걸을수록 지치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멈출 때 지친다고 한다. 몸이 가는 길은 앞으로만 나 있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돌아가는 길도 있다. 몸이 가는 길은 비가 오면 젖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비가 오면 더 깨끗해진다. 몸이 가는 길은 바람이 불면 흔들리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바람이 불면 사랑을 한다. 오늘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길을 나서는 가을날이다.

아직은 가을인데, 비록 찬 바람 불어와 옷깃을 여미게 되고, 잔뜩 내려쌓인 무서리에 어쩌면 따스한 차 한 잔이 몹시도 그리워 종종걸음치며 따스한 실내로 찾아들고 싶긴 하지만, 그래도 가을의 입김이 아주 스러진 건 아닌데, 조금쯤 남은 가을 기운을 소중히 간직한 채 마음의 가을길은 나를 보고 손짓한다. “힘을 내, 더 좀 힘을 내서 걸어봐, 이 길로. 이 가을길로...”

가을길이 말 걸어온다. “걸으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을 다 사랑하도록 노력해봐. 남자든, 여자든, 노인이든, 어린 아이든, 나 아닌 누구라도 반갑게 손 흔들어봐. 어차피 다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어차피 다 알 수도 있는 사람들인 걸. 좋은 사람들 말이야.” 그냥 좋은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인 거다. 돈이 많아서 좋다거나 노래를 잘해서 좋다거나 집안이 좋아서 좋다거나, 그런 이유가 붙지 않는 그냥 좋은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이다.

이유가 붙어 좋아하는 사람은, 그 사람에게서 그 이유가 없어지게 되는 날, 그 이유가 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사라지게 되는 날, 얼마든지 그 사람을 떠날 가능성이 많을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이다. 그렇기에 좋아하는 데 이유가 없는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이다. 어디가 좋아 좋아하느냐고 물었을 때, 딱히 꼬집어 말 한 마디 할 순 없어도 싫은 느낌은 전혀 없는 사람, 느낌이 좋은 사람이 그냥 좋은 사람이다.

사실은 우리 주변에는 맑은 공기나 물처럼 늘 함께 있기에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 익숙한 탓에 배려하지 않고 내뱉은 말들로 가장 큰 상처를 주게 되는 사람들,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믿기에 기다릴 필요도, 이유도 없기에 그리움의 이름을 붙여주지 않는 사람들, 함께 있을수록 더 많이 보아야 할 사람들, 가까이 있을수록 더 깊이 보아야 할 사람들, 익숙해서 편안할수록 더 살뜰히 챙겨야 할 사람들, 더 뜨겁게, 서로의 가슴을 안고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 참 많다.

사람의 관계는 우연은 1%, 노력은 99%라고 한다. 아무리 좋은 인연도 서로의 노력 없이는 오래갈 수 없고, 아무리 나쁜 인연도 서로가 노력하면 좋은 인연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든 인연이 좋은 인연이 될 수 있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타인보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 고마운 사람이 되어주면 되는 거다. 진실한 사람이 되어주고, 따뜻한 사람이 되어주면 되는 거다. 착한 이별을 하고나서도 그리운 사람으로 남아 오래도록 기억되는 사람이 되면 되는 거다.

우리 모두는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행복보다는 불행하다고 여겨질 때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남들은 행복한 것 같지만 나만 불행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 그러나 사람은 똑같다.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가 행복을 추구하고, 행복을 바라며, 언제나 행복을 찾고 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주기 보다는 받기를 바라고, 노력하기 보다는 행운을 바라고, 기다리기보다는 한 순간에 얻어지길 바란다.

그렇기에 행복하면서도 행복하다는 것을 늘 잊고 살 때가 많다. 굳이 행복을 찾지 않아도 이미 행복이 자기 속에 있는데 말이다. 작은 행복부터 만들어 가는 지혜로운 삶이 되었으면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를 않다. 주변을 돌아보며 가까운 이에게 묻는다. 지금 많이 힘든가? 절대 혼자만 힘들 거로 생각하지 말자. 누구나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 지금 많이 외로운가? 혼자라도 둘이라도 여럿이라도 사람은 늘 외로운 거라고 한다. 어차피 그렇게 혼자 걸어가는 삶이다.

지금 울고 싶은가? 목까지 차오른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꾸역꾸역 삼킬 때가 있다. 그럴 땐 그냥 목 놓아 울어보자. 누가 보면 어떤가? 어차피 사람이라서 울 줄 아는 건데 말이다. 지금 혹시 누군가가 그리운가? 조용히 눈 감고 이름 한 번 불러보자. 혹여 그리움이 두 배가 되어도, 가슴은 따뜻해질 거다. 지금 사랑하고 싶은가? 주위를 둘러보자. 내 사랑을 바라는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살면서 고생하는 거 안다. 힘든 거 다 안다. 그러나 힘을 내자. 조금만 참자. 처진 어깨 지친 발걸음 바라보면 서로의 가슴만 아파온다. 그러니 우리 함께 힘내자. 남들은 백세시대라 해서 백세를 살 거라고 하지만 난 단지 오늘을 살 뿐이다. 내일은 내일 아침에 일어나 봐야 알 뿐이고, 미래는 내 몫이 아니다. 미래는 운명일 것이며, 내가 어떻게 해보겠다 장담할 일도 아니다. 내가 간섭할 일은 더욱 아니다.

과거에 잘 살았고 잘못 살았고는 굳이 따지지 말자.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이다. 쉽고도 어려운 문제지만 늘 감사하며 사는 것이 곧 행복이다. 오늘 내가 존재함에 감사하고, 오늘 내가 건강함에 감사하며, 오늘 내가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오늘 내가 누군가를 만남에 감사하면서, 그렇게 오늘 감사할 조건을 찾으면 뜻밖에도 너무 많다. 감사가 넘치다 보면 미래는 저절로 행복해질 것이다.

좁은 문을 통과하려면 마음이 넓어야 한다. 좁은 마음으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매사에 사랑을 넣어 행동하려고 노력해야만 마음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넓어질 수가 있음을 나는 매일 새롭게 체험한다. 우리가 겸손에 대해 말하긴 너무도 쉽지만 참으로 겸손하게 자신을 아무런 기대 없이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음을 갈수록 절감한다. 자신의 잘못이나 허물을 아무 변명 없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온유함에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이제 가버리면 다시는 오지 않을 올 가을, 그 가을이 끝자락을 늘어뜨리고 있다. 매서운 바람 한 올이 귓속으로 들어와 깜짝 놀라게 만든다. ‘계절이 바뀌는구나. 가을은 이제 그만 살고 겨울살이를 준비해야 하는 거구나.’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리면서 슬그머니 옷자락을 여미는 아침이다. 이 가을에 어울리는 시는 결국 올 가을에도 한 편도 지어내지 못하였구나. 아쉽지만 다시 올 내년 가을로 미루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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