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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림삼의 초대詩 "이 사랑"

행복해서 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행복해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진짜로 행복해할 수 있을 것이다.

림삼/ 칼럼니스트. 작가. 시인

-- 詩作NOTE   --  

대망의 갑진년이 시작되고 어느새 보름여의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쳐버렸다. 그야말로 용의 등에 올라탄 모양새다. 화려하고 근사하기는 커녕 너저분하고 잡다한 일상만 줄을 잇고 있는 현실이라 새삼 별다른 계획이나 다짐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듯 정신줄 놓고 시간에 끌려다녀서는 안 되겠기에 마음 다잡아 오늘 날짜를 헤아린다. ‘올 해도 미친 듯이 삶을 사랑하리라.’ 이리 마음 먹은 게 먼 전설의 한 페이지처럼 여겨지니 이대로라면 올 해도 제대로 살아내기가 만만치 않을 조짐이라 조바심 난다.

아무튼 새 해 들어서 달라진 각종 제도나 방침들이 이래저래 많으니 잘 적응해서 실수를 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할테고, 나이 먹었다고 공경이나 이해를, 또는 배려나 양보를 해주는 사회가 아니니 만큼, 어디 가서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익히고 배워야 할 세시풍습도 참 다양하며 변화무쌍한지라 머리가 퍽이나 어지럽다.

친구 중에는 지금도 새로운 스펙을 쌓기 위하여 유료강좌에 기꺼이 등록을 하고 불철주야 파고드는 억척도 있고, 뻣뻣해진 뼈마디 달래가며 쉬임 없이 운동에 매진하는 열성 스포츠광도 있고 하니, 그네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면 그래도 남들에 비해 내가 좀 잘하는 어떤 거라도 찾아내어 소위 노익장이라고 하는 폼을 폴폴 뿜어내며, 세상 향해 내로라 하고 싶은 욕심도 실상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일전에 어떤 모임 자리에서 옆에 앉았던 이에게서 명함을 건네받았다. 명함의 반을 접는 방식이라 무슨 팜플렛처럼 생겼는데 앞뒤로 빽빽하게 본인의 경력과 직책 등을 나열해 놓았다. 이건 무슨 소설책도 아니고, 자랑거리가 차고 넘치니 드러내고픈 욕망은 알겠지만 사실 한 줄도 읽어지지가 않아서 고역이라는 느낌만 들었다. 그래서 그냥 “참 대단하시네요.” 하며 덕담을 건네면서 웃어주었다.

보통 군대의 정복을 보면 무슨 표식인지 모르는 견장이나 뺏지 등을 잔뜩 가슴에 부착해놓은 걸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좀 생뚱맞은 예이지만, 화면으로 보이는 중국이나 북한의 장성들은 주렁주렁 무거운 훈장을 가슴에 매달고 자랑스럽게 도열해 있기도 한다. 본인들끼리는 서로 알아볼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전혀 관심 밖의 일이며 도무지 어떤 흥미를 유발시키지도 않는다. 그런 것으로 무슨 존경이나 인정을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무언가를 장황하게 나열하는 처사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나라의 행정구역을 보면 ‘특별시’나 ‘광역시’라는 명칭이 있는 지역들이 있다. ‘직할시’라는 이름을 거쳐서 광역시로 변모했는데, 그건 그렇다 치고 요즘은 ‘특례시’라는 것도 생겨났다. 특례시는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광역시급 자치권한과 재량권을 부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자체란다. 특례시로 지정되면 대규모 재정투자 사업 유치가 수월해지며, 행정절차 간소화로 신속한 정책 결정 및 질 높은 행정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재정수입 증가로 도로/교통/문화/체육시설 등 도시 인프라 확충이 가능하며 특례시라는 도시 브랜드로 인해 도시의 경쟁력도 한 단계 상승하게 된다고 하는데 실제로 시민들에게 어떤 체감의 특혜가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특별자치시’나 ‘특별자치도’도 새로 생겨나면서 몇 군데의 행정구역에 그 이름을 덧씌워 놓았다. 이대로 계속 진화하면 또 다른 멋지고 그럴싸한 행정구역의 이름들이 줄줄이 생겨나리라. 

물론 좋은 뜻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지역을 구분하고 특징별 명칭을 부여한다는 것에 딴지를 걸거나 강력한 항의와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의 행정구역으로, 일반 도하고 기능적으로는 거의 동일하지만 지방 자치법에 의거한 상급 지방 자치 단체로 정부가 직할하며, 법률에 의거하여 자치권이 보장된 도 단위의 행정구역으로,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중앙정부로부터 다양한 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애매모호해서 이해가 잘 안 간다.

무식한 필자의 소견으로는 해당되는 신설 행정구역의 위상이 더 올라가는 건지 아니면 격하되는 건지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아무튼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덩어리에서 계급이나 위상도 아닌 새로운 명칭의 부여나 변경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데에 그리 큰 작용을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면 잠이 확 깨는 의미는 아닐 듯 한데 궁극적으로는 정말 잘 모르겠다. 

그냥 서로서로 양보하고 사랑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미풍양속이 되살아나고, 정치나 행정을 담당하는 지도자급 사람들은 보통의 시민들을 위해서 각골 매진하며, 반대로 소시민은 법과 질서를 잘 지켜 밝고 맑은 사회를 만드는 데에 각자의 책무를 다하는 그런 모범적인 선진 사회가 되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그럼 우리 모두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해서 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행복해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진짜로 행복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행복은 그리 큰 사건이나 엄청난 기적이 아니다. 행복은 작다. 그러므로 거창하고 큰 것에서 찾지 말자. 멀리 힘들게 헤매지 말자. 비록 작지만, 그래서 잘 눈에 띄지는 않지만 항상 당신 눈 앞에 있다는 걸 기억하자. 행복의 본질이 무엇인지, 행복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그래서 행복은 어디에 머물고 싶어 하는지만 알아차리면 되는 거다.

행복은 이기적이다. 자신을 돌보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남의 시선 따위는 무시해버리자. 스스로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도 도울 수 없다. 그리고, 행복은 연습이다. 그냥 주어지는 행운의 습관이 아니다. 부지런히 노력하고 연습해야 얻을 수 있는 열매다. 가는 길은 만 갈래지만 방법은 하나라고 한다. 또한, 행복은 투자다. 미래가 아닌 현재를 위해 남김없이 투자해야 한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마찬가지다. 오늘을 온전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런가 하면, 행복은 공기다. 잡히지 않아도 느낄 수 있고,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행복은 바로 당신이다.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당신이다. 이 순간에 이 사랑을 하고 있는 당신이다. 당신의 사랑이 바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당신의 사랑이 정녕 행복을 꽃피울 수 있는 토양이며 요람이다. 사랑은 당신으로부터 피어난다. 행복은 사랑으로부터 싹 튼다. 그리고 열매 맺는다.

실인 즉슨, 오늘을 넉넉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녹록치 않고 버거운 것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막연한 희망과 꿈에 의존하는 비현실적 삶의 철학이 일상에 붙박이가 된 게 남의 사정만은 아니지 않는가? 살아내느라 우리는 모두 다 참 많이 고생했다. 물론 당신도 많이 힘들었을 거다. 누구 하나 당신 마음 같지 않고, 누구 하나 이해하려 들지 않으니 이제껏 벙어리 냉가슴 앓듯 무거운 가슴 안고 살아왔을 거다.

아마도 한두 번이 아니었을 거다. 셀 수 없는 아픈 말들과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 가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로 아팠을 거다. 그러한 당신의 마음을 다 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나도 당신 마음과 같다는 말로 위로하지도 않을 거다. 그저 지금보다 더 괜찮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당신이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바랄 거다. 당신은 본래 웃음이 예쁜 사람이니, 여리지만 건강한 사람이니, 착하지만 강한 사람이니, 우리, 행복해지는 연습을 하자. 더 아름다운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하자. 우리, 아직까지는 새 해의 시작점에 서 있는 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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