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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림삼의 초대 詩' '떠난 이들"

누구나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날 것이다. 누가 먼저 가고, 누가 뒤에 떠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림삼 / 칼럼니스트. 작가. 시인


詩作 NOTE -

 

떠난다는 일, 남겨진다는 사실, 그렇게 서로 헤어진다는 게 말처럼 단순하지만은 않다. 살면서 일어나는 이별이라는 현실도 그리 녹록치 않을진대. 하물며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원한 헤어짐이라는 건 얼마나 더 크고 엄청난 상실일까? 되돌릴 수 없는 인연이, 다시는 마주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떠나는 사람의 걸음을 붙잡게 하고, 보내는 사람의 심장을 헤집어놓는 건데, 모든 게 사람의 일이라지만 사람이기에 어찌할 수 없는 노릇, 그저 닥쳐온 현실에 순응하는 수밖에...

 

분명히 백세 시대라 하여 예전에 비해서 평균 수명이 훨씬 길어지고 노인들의 구성 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오늘날인데, 의아하게도 근래 들어서 동창이나 친구들의 부음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아직 일흔 고개도 넘기지 못한 주제에 무에 그리 급할 게 있다고 서둘러 떠나는 건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물론 피치 못할 사고나 부득이한 경우야 예외로 치고라도, 건강상의 문제로 세상을 등지는 친구들 소식은 특히나 필자를 우울하게 만든다. 대관절 평소에 몸 관리를 얼마나 소홀하게 했단 말인가?

 

30대 후반에 일찌감치 당뇨병진단을 받고나서, 이제까지 30년 이상을 결사적으로 투병하며 그럭저럭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하며 살아오고 있는, 오래 묵은 환자의 입장에서는 정녕 맥빠지는 사실들이다. 하루도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이지만 끊임없이 적당한 운동과 각종 요법을 병행하면서, 더 이상의 증상을 지연시키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는, 그래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전혀 환자같지 않다는 소리를 듣는 걸 낙으로 삼아 호흡하고 있는, 필자에게 얼마 전 또 하나의 부고가 전달되었다.

 

대학 동기이며 같이 ROTC로 임관하여 장교로 복무했던 친구 하나가 간경화증으로 세상을 등졌다는 거였다. 그는 군복무도 장기로 전환하여 군에 남아 20년 이상을 국가에 충성한, 비교적 건강체질의 친구였는데, 재작년 동기모임에도 함께 자리해서 호기롭게 소리를 드높이던 호걸이었는데 불과 2년 사이에 급격하게 증세가 악화되어, 더 이상은 손을 쓸 방도가 없었다는 유가족의 전언이었다. 인생무상이라더니, 고인을 보내는 자리에 모여선 친구들은 망연자실해서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누구나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날 것이다. 누가 먼저 가고, 누가 뒤에 떠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떠나는 이가 있으면 보내는 이가 있을테고, 그렇게 보내는 이는 남겨진 이가 되는 것이다. 윤회라는 어떤 섭리가 있어서 훗날 우리가 어떤 존재로 다시 회귀하게 될지는 알 수 없는 것이고, 그저 현생에서의 인연에 얼마만큼 충실하고 성실하게 임하다가 떠나야 잘하는 걸까? 문득 쉽지 않은 문제를 내놓고, 쉽게 떠오르지 않는 답을 찾느라 고민해본다.

 

한참 후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한 번 고민에 빠진 자신을 돌아본다. 그래서 어떡하자는 건가? 사는 데 무슨 정답이 존재한다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건지, 언뜻 한심하다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온다. 하루를, 하루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 것을, 하루 하루씩 성실하게 살아내면서 삶의 일기장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그렇게 살다가 삶이 멈추어지고 떠날 제 후회가 없도록 하기 위하여 오늘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그 진리를, 새삼 고민을 거듭하면서 발견해야 한다는 건가?

 

무엇보다도 우선은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빨리 깨닫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현명한 사람, 편안한 사람, 차분한 사람이기를 바란다. 다른 사람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다. 마음이 평온해지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감정과 생각에 균형이 잡히고,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자신이 얼마나 깊이 생각할 수 있는가에 놀라게 될 것이다.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따금 스스로 묻는, 스스로 물어야 할 질문이다. 나는 과연 현명한 사람인가? 정말 편안한 사람인가? 차분한 사람인가? 스스로 답해 보아야겠다. 다른 사람의 평가나 판단보다 내가 스스로 내리는 답이 아마도 정답일 것이다. 어느 노 작가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득 나를 돌아본다. 일상의 노동에 익숙해져 있다지만, 70년을 살아온 내 몸은 예전의 활기와 근력을 잃은 지 오래다. 그동안 학업을 계속하고 기업을 일구며 부지런히 살아왔다.

 

마치 영원을 살 것처럼 모든 것을 이루려 버둥거렸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수천 년의 세월 앞에서는 찰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한 순간에 지나지 않는 내 삶을 그렇게 아등바등하면서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70년 내 삶이 되지 않았던가? 오늘 내가 행복하다면 그건 곧 지난 날을 잘 살아왔다는 뜻이리라. 그러니 계속 지금의 삶에 충실하고 진지하게 임할 뿐이다. 마치 이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필자가 오래 전에 어느 지면에 게재했던 칼럼 중 시간의 진리를 강조한 일부분을 반추하면서 다시금 살펴보고 싶은 내용이 있다. 성공적인 삶의 비밀은 무엇을 하는 게 자신의 운명인지 찾아낸 다음 그걸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진리는 무한하다. 그러나 시간이 주고자 하는 진실은 하나다. 시간의 주인인 우리 자신이 어떻게 시간을 생각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시간은 우리를 살게도 하고, 그냥 맥없이 쓰러지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렀어도 무의미한 생각이나 환경에서 스스로 벗어나 하늘로 눈을 돌리면, 절대적인 의미의 시간의 힘이 비로소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의 제왕 독수리 새끼를 우연히 발견한 남자가 있었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어미 새와 둥지를 찾을 수 없어 집으로 데려와 병아리들과 생활하도록 했다. 병아리들과 자란 독수리 새끼는 병아리처럼 행동했다. 시간이 흘러 몸집이 커져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남자는 독수리 새끼에게 야생성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밖에 데리고 나가 높이 날려 보았다. 날갯짓만 할 뿐 독수리는 전혀 날지를 못했다. 높은 산에 올라가 날려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야생성이 모두 소멸했다고 생각한 남자가 실망하면서 산에서 내려가려던 순간, 강렬한 눈빛과 매서운 속도로 창공을 나는 독수리가 보였다. 그 순간, 야생성을 잃은 줄만 알았던 독수리가 힘찬 날갯짓을 하더니 하늘을 향해 날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어떤 일을 성취하는 데 있어 동기부여는 큰 성공 요인이 된다. 선의의 경쟁상대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경쟁상대가 다른 누구일 거라는 생각을 버리고, 때로는 나 자신이 충분히 선의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일들이 처해있는 시간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공평하다. 흐르는 시간도 평등하다. 그러나 시간의 가치는 각자 다르다.

 

흐르는 시간처럼 우리의 삶도 흘러흘러 간다.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 수많은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난다. 그 일들이 곧 우리의 삶이다. 그 일들은 모두 시간의 결과물이다. 삶은 결국 시간이다. 이 시간을 우리는 이제까지 어떻게 사용해 왔는가? 지금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앞으로는 어떻게 응용할 것인가? 그 소중한 시간이 지금 이 순간에도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힘겹고 벅찬 여건 하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삶, 그리고 그 삶을 후원하고 격려하며 함께 나아가는 공동체적인 공유의 삶, 이런 모두의 삶들이 합해져서 꿈을 키우고 소망을 가꾸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혼자만 따로 떨어져 우울해할 수가 있을까? 더불어 호흡하고, 어울려 걸어가는 길에서라면 혹시 외롭게 우울해하는 사람이 있어도 손 내밀어 보듬어줄 것이고, 어깨 걸어 기꺼이 동행해줄 것이다. 그것이 우리네 삶의 맛이고, 느낌 아니겠는가?

 

각자가 처해있는 환경과 여건은 다 다르다. 직업이 다르고 출신이 다르며 생활의 조건과 빈부의 정도가 다르다. 그러나 동일한 것이 있다. 사랑을 품고 세상을 살아가는 참된 도리가 있어서 세상을 더욱 아름답고 밝게 빛낼 수 있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세상 천지에 홀로 남겨져 아무런 의지나 도움을 생각조차 못하고, 그저 홀로 견뎌야 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그래도 완전히 침몰하지 않고 헤쳐나올 수 있었음이 천행이라 여기면서, 지금의 필자는 하루 하루를 감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나 혼자 버거워 껴안을 수조차 없는 삶이라면 부대끼며 말없이 사는 거다. 그냥 그렇게 흘러가듯이 사는 거다. 인생이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 말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모두가 똑같다면 어떻게 살겠는가? 뭔지 모르게 조금은 다른 거라고 생각하면서 사는 거다. 단지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사는 게 또 우리네 인생이고 말이다.

 

숨 가쁘게 오르막길 오르다 보면 내리막길도 나오고, 어제 죽을 듯이 힘들어 아팠다가도 오늘은 그런대로 살만해서 어제의 일은 잊어버리며 사는 게 우리네 인생이 아니겠는가? 더불어 사는 게 인생이다. 나 혼자 동떨어져 살 수만은 없는 거다. 누군가 나의 위로가 필요하다면 마음으로 그의 어깨가 되어줄 수도 있는 거다. 그래, 그렇게 사는 거다.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 싶어지면 마음 속에 가두어둔 말을 거짓없이 친구에게 말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거다.

 

세상 별 것 있나? 서로 의지하고 보듬으며 그렇게 한 평생 살아가면 되는 거 아닌가? 까짓것, 갈 때 가더라도 오늘 폼나게, 멋지게, 후회없이 살다가 떠나게 되면 떠나면 그만인 거지. 그러니 우리 사랑하며 살자, 떠난 이들은 그리워하되 그 기억 속에 침잠해있지는 말자. 그리하면 반드시 어둠의 끝이 오고야 말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빛이 있으리라. 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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