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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림삼의 초대시 '여름 해바라기'

그렇게 삶의 전환점이 되어지는 날이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가을로 간다.

 

 

림삼/칼럼니스트. 작가. 시인

 

- 詩作NOTE -

 

계절시는 제 철에 써야 제 맛이다.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적응하면서 계절에 맞는 감동을 적어내는 게 계절시인데 어찌 다른 절기에 생뚱맞은 철을 거론하여 시를 적는단 말인가? 그건 한 마디로 철 모르는 짓거리이다. 그렇기도 하거니와 제 철을 기만하고 배신하는 행위이니 사기이며 모욕이다. 그래서 사기꾼 소리 안 들으려고 필자는 계절시를 계절 따라서 안성맞춤일 때만 짓는다. 참 약았다. 그리고 실상 그렇게 제 철에 빚어내는 게 더 쉽다. 한 여름에 겨울시를 적으려면 보통의 상상력과 창의력 갖고는 어림도 없다. 하물며 반편에 필적할 만한 위인인 필자임에야, 그건 정말 불가능에 가까운, 아니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모험적 행위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계절시의 대가인 필자도 올 여름에는 정말 여름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짓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제목은 물론이고 단 한 줄도 여름에 배려하거나 여름과 비슷한, 예컨대 더위, 폭염, 햇볕, 찜통... 혹은 그와 견줄만한 어떤 단어도 시에 대입하기는커녕 아예 입에 담고 싶지도 않다. 매 년 만만하게 살아내기는 쉽지 않은 여름나기이기는 했지만, 그래서 가을 바람 솔솔 불기 시작하면 그제사 크게 숨 한 번 쉬면서 이제야 살 만한 세상 다시금 돌아오는구나 하며 긴장 풀곤 했지만, 그래도 올 여름은 해도 너무 했다.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들이 빈번하게 속출했고, 급기야 사망자들까지 적지 않게 생겨날 정도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는가 하면 지역별로 예기치 않던 폭우로 인한 불상사도 너무 자주 유발되었다. 그래서 너무나도 많은 이재민들이 고통을 받았고, 아직도 복구가 안 되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뭐가 예쁘다고 여름을 시의 주제로, 소재로 삼아 계절을 노래하겠는가? 소심한 복수일지 모르지만 필자는 그래서 올 여름에는 계절시를 결코 짓지 않았다는 걸 밝히는 바이다. 아무렴! 아울러 가을이 오면 여름에 묵혀둔 감상까지 뽑아내서 줄창 계절시를 빚어내리라는 각오다. 그게 말처럼 쉽질 않아서, 제대로 된 시 한 편이라도 생산해내기는 할까가 의문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그토록 버겁고 지루하던 여름의 폭거도 이젠 완전 내리막길이다. 제 아무리 드세고 무자비한 끗발로 우리를 못살게 군 여름이라는 놈도 결국은 제 풀에 꺾이더니, 가을의 숨자락에 밀려 뒷전으로 슬금 꼬리 말기 시작하는 폼새다. 정말 다행이다.

 

오늘 이 시는 해바라기를 제목으로 올렸다. 여름을 대표하는 꽃은 뭐니뭐니 해도 해바라기다. 여름의 태양을 닮은 자태와 열정적인 노랑색깔이 어우러져 계절의 상징이라고 불러도 트집 잡을 사람이 없다. 그런데 해바라기도 정작 올 해처럼 초반부터 뜨거웠던 여름에는 몸을 사리다가 8. 9월이 지나면서 슬그머니 피어난다. 해바라기는 아무데서나 잘 자라지만, 특히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란다. 해바라기는 우리나라에도 많지만 사실은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세계 도처에서 널리 심고 있다. 높이 2m 내외로 자라고 억센 털이 있으며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심장형 달걀 모양이면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지름 8∼60cm인데 설상화는 노란색이고 중성이며, 관상화는 갈색 또는 노란색이고 양성이다. 열매는 10월에 익는데, 2개의 능선이 있고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으로 길이 1cm 내외이며 회색 바탕에 검은 줄이 있다. 종자는 20∼30%의 기름을 포함하며 식용한다. 해바라기씨는 동유럽은 물론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도 영양간식으로 많이 섭취하기도 한다. 해바라기는 관상용으로 심으며, 줄기 속을 약재로 이용하는데 이뇨·진해·지혈에 사용한다. 품종에는 관상용과 채종용이 있다. 채종용은 특히 러시아에서 많이 심고 있으며, 유럽의 중부와 동부, 인도, 페루, 중국 북부에서도 많이 심는다. 찌꺼기는 사료로 이용한다.

 

해바라기란 꽃이름은 중국 이름인 ‘향일규(向日葵)’를 번역한 것이며, 해를 따라 도는 것으로 오인한 데서 붙여진 것이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다음 유럽에 알려졌으며 ‘태양의 꽃’ 또는 ‘황금꽃’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해바라기는 페루의 국화(國花)이고 미국 캔자스주(州)의 주화(州花)이다. 영어의 ‘sunflower’는 속명 ‘헬리안투스(Helianthus)’를 번역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에 따라서 ‘해바락’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고흐’나 ‘고갱’, ‘모네’ 등 유명한 동서양의 화가들이 그린 해바라기 그림들은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바라기를 소재로 그린 화가들은 참 많다. 그만큼 대중들의 사랑과 관심을 많이 받으면서 긴 세월 동안 친근하게 이웃하고 있는 대표적인 꽃이 바로 해바라기다. 해바라기의 꽃말은 ‘기다림’과 ‘숭배’ 외에 ‘희망’, ‘열정’ 그리고 ‘행복’의 의미도 있다. 또한, 해바라기는 태양을 향해 자라는 특성으로 부와 번영을 상징하며, 이런 점이 문화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의미를 가진 해바라기는 사람들에게 진취적인 에너지를 전달한다. 이보다 더 자세한 설명을 하게 되면 아예 식물종합사전으로 오해받을 것 같아 이 쯤에서 줄인다. 사실은 필자 자신이 궁금해서 지식백과를 뒤적이다가 일부 발췌한 내용을 인용해봤다.

 

여름을 다룬 계절시는 짓지 않았지만 그래도 전혀 아무 생각 없이 여름을 보내자니 한 구석으로 조금은 서운할 것 같아, 예전에 지었던 계절시 중에서 한 편, 해바라기를 골라 핑계 삼아 계절을 때운다. 여름이여! 이젠 정말 가거라. 네가 차지했던 이 땅을 가을에게 양보하고 멀리 가거라. 그리고 내년에 다시 봄을 살다가 만반의 준비 다 갖추고 각오를 다진 후에 그 때 또다시 올 여름이라면 기다리고 있으마. 그러니 미련 두지 말고 훌쩍 갈 길 가거라.

 

정작 여름을 쫓아보낸다고 일성을 토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이제야 가을 맞이하기에 부끄럽지 않을 마음준비가 되는 듯 하다.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가을을 맞을 태세를 정비하련다. 어느 날 시계를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시계 안에는 세 사람이 살고 있는데 성급한 사람, 무덤덤하게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 그리고 느긋한 사람, 그렇다면 당신은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다람쥐가 쳇바퀴를 도는 것처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쫓기듯 살고 있다. 세상이라는 틀에서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내맡기는 것이다.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지만, 그것을 즐기고 이용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바쁘게 하루를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씩 고요의 시간으로 돌아와 자신의 삶을 음미할 시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 여름을 갈무리하고 풍요와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마음으로 준비해야 하는 이 시점에, 우리는 언제나 똑같은 수많은 하루 중의 한 날이라고 가볍게 여기지 말고, 오늘이라는 이 하루의 중요한 의미를 되돌아보고 곱씹어보는, 그렇게 삶의 전환점이 되어지는 날이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가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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